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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티드 베일, 짧지만 강렬한 사랑의 기억

by 가젤라 2022.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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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존 커랜

배우 나오미 왓츠, 에드워드 노튼

제작 2006년

 

1925년 영국 런던, 화려한 사교모임과 파티를 즐기던 아름다운 여인 키티에게 한눈에 반해 사랑에 빠진 세균학자 월터 페인은 키티에게 바로 청혼을 하고 그에게 특별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진 못했지만 꽉 찬 혼기와 부모님께 짐이 되는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키티는 월터와 결혼하기로 합니다. 

 

월터는 병을 연구하기 위해 곧 중국으로 떠나고 둘은 중국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합니다. 제대로 된 연애 없이 바로 결혼한 둘은 서로 다른 생활방식으로 곧 사사건건 부딪치기 시작합니다. 

 

연구를 하는 자신과 다르게 매일 집에서만 지내는 것에 답답함을 느끼는 아내를 위해 타운센트 부인이 주최하는 파티에 월터는 키티를 데려가지만 그곳에서 키티는 월터와 다른 입담과 남성미를 가진 찰리 타운센트에게 반하게 되고 결국 육체적인 관계까지 가지게 됩니다. 키티는 자신의 침실로 찰리를 끌어들일 만큼 월터는 안중에도 없이 관계를 지속하는데 월터는 둘의 관계를 눈치채지만 드러내지 않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키티에게 벌을 주기로 합니다.

 

그는 중국 메이탄푸 양쯔강 하류 대규모 콜레라가 발생해 보건소장 후임으로 자원해서 가게 되었으니 함께 가거나 가지 않으면 내일 간통으로 이혼청구를 하겠다는 조건을 내겁니다. 키티는 찰리와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며 조용히 이혼해 달라고 하지만 월터는 정말 찰리가 이혼하고 키티와 결혼하는 것을 선택한다면 그렇게 해주겠다고 합니다. 키티는 찰리를 찾아가 자신과 결혼해 달라고 하지만 찰리는 안정적인 자신의 결혼생활이나 사회적 위치를 흔들리게 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결국 선택권이 없는 키티는 월터를 따라 메이탄푸로 가기로 합니다.

 

메이탄푸 마을의 상황은 심각했습니다. 열악한 의료환경과 주민들의 미개한 위생관념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오염된 우물물을 마시고 있었고 콜레라로 죽은 시체를 영혼을 달래준다는 이유로 집안에 보관하는 등 콜레라를 극복하는 일은 요원해 보이기만 합니다.

 

월터는 중국인들의 서양인에 대한 반감이 만연한 열악한 사회분위기 속에서도 깨끗한 식수를 확보하고 환자들을 돌보는 데에만 전념하고 남편이 환자를 돌보는 보건소 옆의 수녀원을 방문하며 처음으로 시설의 열악함과 이 위험 속에서 남편 월터가 일하고 있었음을 알게 된 키티는 남편과의 관계를 회복하고자 하지만 월터의 마음은 굳게 닫혀 있기만 합니다.

 

월터는 우물에 이어 강을 조사하던 중 주민들이 강 인근에 시체를 매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중국 군인들에게 주민들이 강물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예상대로 주민들의 불만이 늘어만 가고 월터의 고민은 커져만 갑니다. 키티의 바람개비에서 영감을 얻은 월터는 대형 물레방아를 만들어 깨끗한 물을 공급할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수녀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키티의 모습을 먼발치에서 지켜보면서 그녀에 대한 마음이 누그러지며 가슴속에 담아두었던 그녀에 대한 사랑이 되살아나는 것을 느낍니다.

콜레라라는 극한 환경 속에서 둘은 서로에 대해 더욱 교감하고 점점 사랑을 느끼게 되고 중국인들의 반감이 극에 달해 있던 때 위험에 처한 키티를 찰리가 구하면서 둘은 사랑을 확인하게 됩니다. 식수문제로 콜레라 정복이 눈앞에 다가오지만 또 다른 난민촌을 돕기 위해 월터는 키티에게 인사도 하지 않고 홀로 마을로 떠납니다.

 

월터가 콜레라에 걸려 위중하다는 소식을 들은 키티는 망설임 없이 난민촌으로 향하고 그를 극진히 간호하지만 끝내 월터는 이겨내지 못하고 숨을 거두고 맙니다. 


이 영화는 <달과 6펜스>의 저자로 유명한 윌리엄 서머셋 모옴의 <인생의 베일>이라는 소설을 원작으로 캐나다 감독 존 커랜이 연출했습니다. 

 

사랑 없는 결혼을 한 키티가 불륜을 저지르고 진심으로 사랑했던 그녀의 배신에 대한 형벌로 그녀를 데리고 콜레라가 창궐하는 중국인 마을 메이탄푸에 자원하여 질병과 싸우는 학자 월터의 가슴 아픈 로맨스를 서양 제국주의에 대한 중국인들의 반감이 극에 달해있던 1920년대 시대적 배경 속에 섬세하게 그려냈습니다.

 

2년여의 결혼생활 중 대부분의 시간을 서로를 경멸하고 원망하던 둘은 콜레라 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 진실한 사랑을 깨닫게 되지만 그 사랑은 너무나 짧게 끝나고 맙니다.

 

영화의 마지막 월터가 죽고 5년이 지나 월터와 같은 이름을 가진 아들 월터와 꽃집에 들러 둘은 대화를 나눕니다.

"금방 시들어 버릴 꽃에 정성을 들이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야 네 생각은 어때?"

"그래도 예쁘잖아요"

"네 말이 맞구나"

마치 짧았지만 그 시간 강렬했던 두 사람의 사랑이 그 순간만큼은 둘의 사랑이 충분히 아름다웠고 의미 있었음을 비유하는 대화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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