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재 상황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현지시간 2월 22일 러시아 평화유지군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진입하도록 승인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동부 러시아 접경지대 돈바스 지역은 2014년 이후 친 러시아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지역으로 언제든지 러시아군의 진입은 가능한 상태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간의 교전이 이어지면서 전운이 고조되고 미군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주변에서 군사력을 증강하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 국가안보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국영TV를 통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였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곧바로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두 곳을 독립국으로 인정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으며 러시아 평화유지군 진입을 명령했습니다.
서방은 푸틴 대통령의 돈바스 독립 승인이 곧 우크라이나 침공의 사전 단계라고 판단하여 이번 조치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유사시 제재를 본격화 하기로 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살펴보겠습니다.
2. 사태의 원인
갈등의 핵심 NATO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의 핵심에는 바로 북대서양 조약기구 나토(NATO) 가 있습니다. 나토는 냉전 초기 1949년 미국이 소련의 팽창을 막기 위해 만든 군사동맹으로 미국과 유럽 주요 국가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NATO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북대서양조약기구)
우크라이나는 나토에 가입해서 친러가 아닌 친서방 진영에 속하길 원하지만 러시아는 이를 절대 두고 볼 수 없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집착하는 이유 중 하나는 우크라이나가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입니다.
우크라이나가 옛 소련이 해체되면서 독립한 국가이기도 하고, 두 나라의 뿌리가 모두 키예프 공국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현재 우크라이나의 수도가 키예프입니다. 푸틴을 비롯한 상당수의 러시아인들은 옛 소련 시절의 영광을 되찾고 싶어합니다.
언젠가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조지아를 잇는 과거의 제국을 재건하자는 꿈을 품고 있습니다. 게다가 우럽과 러시아 사이에 위치한 우크라이나는 예로부터 전략적 요충지였습니다. 나폴레옹이 러시아를 원정할 때도 2차 대전 때 나치가 러시아를 침공할 때도 우크라이나를 거쳐갔습니다.
나토는 지난 2008년 우크라이나를 받아준다고 약속했지만 정확한 가입시기가 밝혀지진 않은 상황입니다. 전통적으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영향권에 있다고 생각하는 푸틴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약속 철회와 나토의 동진 중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나토가 예전에 러시아가 있는 동쪽으로는 확장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는 입장인데, 나토는 그런 적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1955년 소련은 나토에 대항해서 동유럽 국가들과 군사동맹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바로 바르샤바 조약기구 WTO 입니다. 이렇게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이 대립하는 냉전이 이어지다가 세월이 흘러 1989년 동서 냉전의 상징이었던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고 1990년 독일의 통일문제를 협상하기 위해 동서독 양측과 미국, 소련, 영국, 프랑스 4개국이 모입니다.
여기서 서방은 소련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나토가 더이상 동쪽으로 확장하지 않겠다고 약속합니다. 이듬해 1991년 소련이 해체되고 냉전이 종식되면서 소련권 군사동맹인 WTO 가 해체되었는데 이 WTO 의 회원이었던 옛 소련권 국가들이 줄줄이 나토에 가입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렇게 나토는 약속과는 다르게 계속 동진을 거듭합니다.
1999년 헝가리, 폴란드, 체코 등을 시작으로 2004년에는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의 발트 3국과 루마니아, 불가리아, 슬로베니아, 슬로바키아 등이 나토 회원이 됩니다. 푸틴은 나토의 동진에 대해서 엄청난 모욕감을 느끼고 몸집이 커진 나토의 회원국은 현재 30개국에 이르렀는데 나토가입을 간절히 원하는 31번째 국가가 바로 우크라이나인 것입니다.
푸틴은 나토가 약속도 무시하고 계속 동진하는데다 코앞의 우크라이나까지 나토에 가입하려 하자 자국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나토는 과거 협상당시 나토의 동진 금지에 대해 공식적인 보장을 한 적은 없습니다. 그저 구속력이 없는 구두 약속이었던 것입니다.
나토 입장에서는 회원국이 되겠다는 국가를 거부하겠다고 약속한 적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는 입장입니다.
역사적으로 러시아는 유럽이나 아시아로 위협적인 팽창을 펼쳤던 국가이고 한 때 소련의 지배를 받았던 국가들은 자국의 안보를 위해 나토 가입을 선택한 것입니다.
결국 나토를 확장시켜온 서방과 국제적 지위 회복을 꿈꾸는 러시아 간의 오랜 갈등이 이번 우크라이나 러시아 사태를 촉발시켰다고 할 수 있으며 국내외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에 대해 만일 나토와 러시아의 전면전이 시작될 경우 3차 세계대전, 핵전쟁으로까지 번질 수 있기 때문에 군사적 행동보다는 외교적으로 해결할 거라는 분석이 있는 반면, 러시아가 혹독한 경제제재를 감수하면서 까지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30~40분 이면 우크라이나 동부군을 초토화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있는 상태입니다.
미국은 매우 난감한 상황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차지해서 제국적 야망을 실현하도록 놔둘 수도 없지만 잘못 제재했다가는 러시아가 중국과 손잡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미국이 러시아에 경고하자 러시아와 중국은 연합훈련에 나섰으며 사태가 중국으로 번지는 경우에는 중국과 경제적, 정치적으로 밀접한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수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 역시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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