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우디 앨런
출연 티모시 샬라메, 엘르 패닝, 셀레나 고메즈, 주드 로
제작 2017년
시골에 위치한 야들리 대학에 진학 중인 개츠비(티모시 샬라메)는 딱히 미래에 대한 큰 계획은 없지만 겜블링 실력만큼은 전문 갬블러 못지않게 대단합니다. 개츠비에게는 여자 친구 애슐리(엘르 패닝)가 있습니다. 영화에 관심이 많은 애슐리는 운 좋게 롤란드 팔라드 감독의 인터뷰 기회를 얻어 고향이 뉴욕인 개츠비와 여행 겸 함께 떠납니다.
센트럴파크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호텔에 방을 잡은 둘은 간단히 감독과 인터뷰만 끝나면 둘만의 시간을 보내며 뉴욕 곳곳을 구경할 계획을 세웁니다. 그런데 계획과 달리 롤란드 감독은 애슐리가 마음에 든 것인지 운 좋게 아직 상영하지 않은 신작의 테스트 상영에 초대하고 신이 난 애슐리는 개츠비와의 약속을 뒤로하고 감독을 따라나섭니다.
애슐리를 기다리는 동안 뉴욕 시내를 어슬렁 거리던 개츠비는 우연히 고등학교 동창들을 거리에서 만나 친구들의 과제인 영화 촬영에 엑스트라로 출연하게 되는데 상대 배우로 전 여자 친구 에이미의 동생 챈(셀레나 고메즈)을 만나는 우연이 겹치고 영화 촬영이긴 하지만 둘은 진한 키스까지 나누게 됩니다.
갑작스러운 비가 쏟아지는 뉴욕 거리에서 개츠비와 챈은 다시 우연히 택시를 동승하게 되고 개츠비는 예전 자주 시간을 보냈던 전 여자 친구의 집이자 아직까지 챈이 살고 있는 집을 방문하여 챈과 함께 서로의 예술에 대한 취향에 대한 깊은 이야기들을 나눕니다. 사실 뉴욕에 살고 있는 친어머니의 파티가 있음에도 뉴욕 방문을 비밀로 하고 맨해튼에 왔던 개츠비는 챈과 함께 방문한 미술관에서 우연히 가족들과 마주치면서 어쩔 수 없이 친어머니의 파티에 참석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 시각 애슐리는 테드라는 유명 각본가와 그의 아내의 불륜현장을 쫓게 되기도 하고 유명 배우 프란시스코를 만나 함께 저녁식사까지 하게 되며 의도하지 않게 스캔들에 휩쓸리게 됩니다. 애슐리는 유명한 영화 감독, 각본가, 배우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어 계속해서 개츠비와의 약속을 미루게 되고 개츠비는 연락이 닿지 않는 애슐리를 걱정하지만 여자 친구의 스캔들을 TV 뉴스에서 보게 되고 마음이 상해 정처 없이 비 오는 뉴욕 거리를 헤매게 됩니다.
그렇게 서로 다른 하루를 보내게 된 연인은 다음날 드디어 뉴욕에서 그토록 바라던 둘만의 시간을 갖게 되고 공원의 마차를 타게 됩니다.
애슐리는 말합니다. 내가 처음 마차를 타는 날인데 날씨가 이렇게 우중충하다니.
뉴욕의 흐리고 안개 낀 날을 너무나 사랑하고 영감을 얻는 개츠비. 자신과 애슐리가 삶의 취향도 사랑의 방식도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문득 깨닫고 이별을 고하고 헤어집니다. 그리고 챈과 함께 무심코 이야기했었던 센트럴 파크 델라코트 시계 아래에서 둘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다시 만나게 되고 재회의 키스를 나눕니다.
우디 앨런 감독은 할리우드의 거장 감독인 동시에 미투의 가해자 이기도 합니다. 우디앨런이 입양한 딸 딜런 패로가 2014년 자신이 7살 때부터 양 아버지였던 우디앨런에게 상습적인 성추행을 당했다고 우디앨런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했고 그 후 전 세계적으로 성폭행 및 추행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이 확산되면서 우디앨런의 성추행 정황이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됩니다.
이로 인해 세계적인 스타 앨런 페이지, 콜린 퍼스, 엠마 스톤 등이 앞으로 우디 앨런의 작품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티모시 샬라메가 레이니데이 인 뉴욕 영화 촬영을 완료한 것은 2017년이었지만 당시 우디앨런이 미투 가해자로 지목이 되면서 사실 북미 영화 개봉이 무산되었습니다.
레이니데이 인 뉴욕 배급을 맡은 기업 아마존은 2020년까지 앨런과 4편의 영화를 제작하기로 한 계약을 파기하면서 소송전을 벌이기도 하며 결국 이 영화는 유럽과 남미 등 일부 국가에서만 개봉하게 됩니다.
당시 티모시 샬라메가 콜미 바이 유어 네임 영화를 홍보차 인터뷰에서 우디앨런 감독의 성추행 이슈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을 회피한 것으로 비추어져 여론의 비난을 받기도 하였으나, 이후 티모시는 우디 앨런과 함께 작품을 한 것을 후회하며 영화의 수익 전액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면서 일단락되기도 하였습니다.
할리우드의 사랑을 받으며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티모시 샬라메의 풋풋한 로맨스 연기와 챈의 집에서 조용히 피아노를 치며 노래 "Everything happens to me"를 부르는 장면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으로 팬들에게 회자되고 있습니다.
<레이니데이 인 뉴욕>은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의 스토리 라인 중 공통적으로 발견하게 되는 구성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처럼 하나의 도시를 배경으로 중산층의 남성이 등장합니다. 이 남성은 자신의 인생에 권태를 느끼고 있거나 현재의 생활에 잘 적응을 하지 못하는 등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만족하지 못하고 어디인가 불안하거나 위태해 보입니다.
그의 여자 친구 혹은 아내는 가까이 있지만 마치 이방인처럼 주인공과 제대로 소통이 되지 않고 추구하는 삶의 방식이 달라 그에게 힘이 되지 못합니다. 이런 주인공 앞에 어느 날 우연히 자신과 어딘지 닮아 있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같은 새로운 여성이 등장하면서 운명처럼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영화는 무겁지 않은 소재를 비 내리는 뉴욕 도시 이곳저곳을 도시를 사랑하는 청년 개츠비의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마치 관객들이 개츠비와 함께 도시 곳곳을 산책하는 느낌이 들게 합니다. 그리고 영화 내내 재즈의 선율과 아름다운 세 배우 티모시 샬라메, 앨르 페닝, 셀레나 고메즈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가볍게 관람할 만한 영화입니다. 하지만 영화 자체의 스토리는 매우 단순하고 진부한 러브스토리라는 점에서 섬세한 스토리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그다지 인상을 남기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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