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스티븐 달드리
출연 케이트 윈슬렛(한나 역), 랄프 파인즈(마이클 역), 데이비드 크로스(어린 마이클 역)
제작 2008년
1958년 서독 노이슈타트에 사는 10대 소년 마이클은 비 오는 날 갑작스러운 구토 증상으로 힘들 때 우연히 30대 전차 승무원 한나를 만나 도움을 받게 되고,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다시 한나의 집을 찾게 되면서 둘은 사랑을 나누게 됩니다. 10대였던 마이클에게는 한나는 첫 경험이었고 첫사랑이었습니다.
그 후 마이클은 매일 한나의 집을 드나들며 시간을 보내고 한나는 마이클에게 사랑을 나누기 전에 책을 먼저 읽어달라고 부탁합니다. 매일 마이클은 오디세이, 채털리 부인의 사랑 등의 책을 한나에게 읽어주면 둘은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하지만 마이클은 점점 학교의 또래 여학생에게 호기심이 생기고 사소한 일로 다투고 서먹해진 어느 날 전차 승무원에서 진급을 하게 된 한나는 아무 말도 없이 사라져 버립니다. 이유를 모른 채로 사랑을 잃게 된 마이클에게 이 일은 깊은 상처를 남기게 됩니다.
8년 후 1966년 마이클은 하이델베르크 법대생이 되어 전범재판을 관람하게 되고 그 자리에서 전범재판의 피의자로 선 한나 슈미츠를 다시 보게 됩니다.
1922년 1차 세계대전의 패배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독일에서 태어나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 그로 인해 글을 배우지 못했습니다. 한나는 어린 시절 돈을 벌기 위해 지멘스 공장에서 일하게 되지만 승진을 하게 되어 사무실에서 근무할 기회를 얻지만 글을 모른다는 사실을 들킬까 봐 승진을 포기하고 나치 친위대에 자원해 들어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일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유대인 수용자들 중 가스실에 보낼 사람들을 분리하고 나머지 수용자들을 감시하는 업무를 하게 됩니다.
전쟁이 끝나고 나치 친위대였다는 사실을 숨기며 살던 중 우연히 15살 마이클을 만나게 되어 그와의 관계를 통해서 육체적인 사랑은 물론 그가 읽어주는 책을 통해 문학에 대한 욕망도 만족하며 살던 중 다시 한번 전차 승무원이 아닌 사무실 근무를 하게 되면서 글을 모른다는 치욕적인 사실을 들키게 될까 봐 그녀는 도망치듯 자신을 세상에서 숨겨버렸던 것입니다.
그리고 8년 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생존한 모녀의 자서전으로 인해 당시의 동료들과 함께 전범재판에 피의자로 소환되었으나 글을 모르는 한나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 씌운 동료들에 의해 무기징역에 처하게 됩니다. 자신이 글을 모른다는 사실을 밝혔다면 감형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사실을 숨깁니다. 그녀에게는 글을 모른다는 사실이 무기징역을 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렇게도 치욕스럽고 감추고 싶었던 그녀만의 비밀이었던 것입니다.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던 한나에게 어느 날부터 마이클이 책을 낭독하여 녹음한 녹음테이프가 교도소로 보내지고 한나는 마이클의 녹음테이프를 들으며 교도소 도서관의 책을 빌려보며 글을 깨우치기 시작하며 서서히 삶의 의미를 찾아가기 시작합니다.
감독 스티브 달드리는 영국 잉글랜드 남서부 돌셋 출생으로 BBC 방송국에서 여러 프로그램들을 연출했고 첫 장편 데뷔작 빌리 엘리어트와 이후 발표한 디 아워스 그리고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 등 3번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올랐으며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하였으나 이후 여성과 결혼하여 딸을 낳았습니다.
더리더:책 읽어 주는 남자에서는 마이클 아역 역할을 한 데이비드 크로스가 훨씬 비중이 높지만 중년의 마이클 역할을 한 랄프 파인즈는 쉰들러 리스트에서 잔혹한 나치 장교 역할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연기파 배우입니다. 나중에 꼭 소개하고 싶은 인생영화 이기도 한 1996년작 잉글리시 페이션트에서 제2차 세계대전 중 심한 화상으로 얼굴도 기억도 모두 잃은 환자 알마시로 또 한 번 전 세계 영화인들을 감동시키기도 했습니다.
설명이 필요 없는 최고의 여배우 케이트 윈슬렛이 한나슈미츠 역할을 맡아 30대의 아름다운 한나부터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20년간 교도소에 수감된 고령의 한나까지 이질감 없이 소화해 냈습니다.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는 단순히 로맨스 영화라고 하기에는 당시의 시대상과 불운한 시기에 태어나 글을 깨우치지 못했던 아름답지만 어리석었던 한 여성의 모습과 그녀를 사랑했던 한 남성을 통해 전쟁 중 자의가 되었든 타의가 되었든 가담되었던 전쟁세대를 바라보는 독일의 전후세대의 시선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문맹임을 인정하기보다는 무기징역을 선택하고야 만 한나에게 십 대였을 때처럼 오디세이와 책들을 정성스럽게 녹음하여 교도소로 보내주는 마이클과 그제야 스스로 글을 깨우치고 마이클에게 편지를 쓰는 한나를 보면서 영화 후반부에는 해피엔딩을 희망하게도 되지만 결국 20년 후 풀려나게 된 한나에게 마이클은 아우슈비츠에서 한 일에 대해서 뉘우치냐는 질문을 하게 되고 감옥에서 나가게 되는 날 결국 한나는 그토록 자신이 사랑했던 책들을 정성스럽게 쌓아 올려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야 맙니다.
한나가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은 스스로 글을 깨우쳐가면서 눈감고 있었던 과거에 대한 죄의식에 대해서도 서서히 눈뜨게 되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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