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 출연 줄리안 무어, 마크 러팔로
- 제작 2008년
1. 영화 줄거리
운전 중 갑작스럽게 눈이 멀어버린 일본인 남자는 부인과 함께 안과를 방문해 원인을 알아내려고 하지만 의사는 이상이 없다고 합니다. 일본인을 도와주는 척하며 차를 훔쳐간 도둑 역시 같은 증상을 보입니다. 진료를 보았던 안과의사도 눈이 보이지 않고 남편은 전염병을 우려해 아내의 접근을 막으려 하지만 아내는 남편을 극진히 간호합니다. 감염자들이 늘어나자 일본인과 접촉했던 접촉자들을 격리시설로 데려가려 하지만 눈이 멀쩡한 의사의 아내도 시력이 잃은 척하며 남편과 함께 시설로 들어갑니다.
차를 훔친 도둑은 뻔뻔스럽게 여자의 몸을 더듬다 여자의 힐에 정강이를 걷어차입니다. 점점 더 격리시설에 많은 사람들이 오고 일본인의 아내 역시 시설에 들어옵니다. 그러나 도둑의 다리 상처의 상태가 점점 나빠져 생명이 위험해 지자 안과의사는 시설 관계자들에게 치료를 요청하러 가지만 병이 감염될까 두려운 그들은 총구를 겨눕니다.
장님이 된 사람들이 물밀 듯이 밀려드는 시설에서 유일하게 눈이 보이는 의사부인은 혼자서 그들 모두를 보살피고 청소와 온갖 굳은 일을 합니다. 병동의 사람들은 라디오를 통해 격리를 통한 통제에도 불구하고 바깥세상에서 하루에도 수백 명씩 병이 퍼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세계는 큰 혼란에 빠지고 격리시설을 통제해야 하는 군인들은 격리된 자들을 탄압하기 시작하고 눈이 보이지 않는 이들을 무참히 살해하기도 합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도둑의 다리는 괴사되고 있었고 그는 다리를 절뚝이며 군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러 가지만 결국 사살되고 맙니다.
식량과 약품이 부족한 가운데 군인들의 통제가 허술한 틈을 타 3구역 격리시설 사람들이 무력으로 다른 시설들을 갈취하려고 시도합니다. 3구역의 리더는 모든 식량을 통제하며 금품을 요구합니다. 이들은 권력을 휘두르며 군인들이 배분하던 것보다 훨씬 적은 양의 식량만 배분합니다.
이에 불복종하고 나섰던 의사는 결국 총을 가진 3구역 리더의 위협에 굴복하고 굴욕까지 당하게 됩니다. 사람들의 귀중품이 모두 떨어지자 3병동은 여자를 요구하기까지 합니다. 식량이 떨어지자 결국 남자들은 3 병동에 갈 여자들의 자원을 받습니다.
3병동의 남자들은 여성들을 성적으로 유린하고 한 여성을 폭행해 죽입니다. 분노한 의사 부인은 이 시궁창 같은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 몰래 3 병동에 들어가 리더를 죽이고 결국 두 병동은 대치 상태에 이르고 그날 밤 누군가 3 병동에 불을 지릅니다.
불이 건물 전체로 번지자 의사부인은 군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러 나가지만 잠금장치는 모두 열려있고 군인은 모두 사라진 뒤입니다.
2. 리뷰
격리시설에서 빠져나간 사람들은 의사부부의 집으로 가기로 합니다. 도착한 이들은 깨끗한 물로 샤워를 하고 함께 식사다운 식사를 하고 깨끗한 물을 마시며 그 순간을 즐깁니다. 다음 날 아침 최초로 시력을 잃었던 일본인 남자의 시력이 기적적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모두가 시력을 되찾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되찾은 그날 아침.
눈만 먼 것이 아니라 욕망에 눈이 멀어버린 이들의 잔혹함과 인간 본성의 흉악함을 홀로 목도해야 했던 의사부인은 홀가분하고 자유로워진 마음으로 집 밖으로 나와 하늘을 바라봅니다.
영화 <눈먼자들의 도시>는 199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포르투갈 작가 <주제 사라마구>가 1995년에 출간한 책을 영화화했습니다. 모두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눈이 멀어버린 세상에 홀로 눈 뜬 여자에게 보이는 격리시설의 모습은 차라리 눈이 멀어 보지 말았으면 할 만큼 참혹하고 비참합니다. 눈을 뜨고 있었을 때 우리가 바라보던 세상이 정말 이 세상의 모습인 것인지 모두 맹인이 된 이후에 펼쳐지는 세상이 정말 본연의 인간 본성이 펼쳐지는 세상인지 보는 내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또한 감염병이 전세계적으로 만연하면서 정부가 개인을 통제하고 격리시설에 수용함으로써 철저하게 무너지는 질서와 인간에 대한 존엄이 현재 코로나 시대와 맞물려 가장 근본적인 질문인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의 질서라는 평상시라면 문제 없이 공존할 수 있었던 두 가지 중요한 가치가 감염병이라는 특수한 조건 속에서 결국 정부 혹은 사회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결정을 할 수 없는 결정이 현 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댓글